벨기에 일상

벨기에 학생들의 자퇴

shong_e 2020. 2.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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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중에 설명 드리겠지만 벨기에의 대학 시스템은 다른 나라들과 조금 다른 편에 속하고 그 중 저희 학교는 상당히 복잡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간에 자퇴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저희과의 경우 입학 당시 국제 학생들과 더치 학생들을 합쳐 7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개강 수업부터 학생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다 합쳐도 600명이 되지 않습니다. 학기 중간에 빠지는 학생들, 시험 중간에 빠지는 학생들, 시험 끝나고 빠지는 학생들 등 빠지는 시기도 다양하고 그 수도 상당합니다.

빠지는 이유도 학교가 힘들어서 아니면 심리적인 문제 등 다양한 이유입니다. 저희 학교의 공과 대학 시스템은 정말 악명높을 정도로 힘들기는 합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멘탈이 약해지는 친구들도 많고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친한 사람들이 아니면 빠지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가 서로를 알게 되면 누군가 자퇴를 한다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어느날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학교에서 사라지는 거니까요. 첫 학기가 끝나고 두번째 학기가 시작된 지금 저희는 친구들을 보내줘야 했습니다. 심지어 자퇴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친구들의 자퇴가 이어져 저희에게는 조금 힘들었던 첫 번째 주였던 것 같습니다. 

유학 생활에서 특히 저희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하고 팀 활동을 많이하고 서로 의지를 많이 하는 과라면 친구들의 존재가 생각보다 더 큰 힘이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친구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다들 계속 이럴 때 그 친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보고싶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한국 학생들은 대학을 힘들게 들어가기 때문에 자퇴율이 낮은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입학은 쉽고 졸업이 어렵기 때문에 자퇴율이 높은거죠. 친구들이 그립기는 하지만 다시 남아있는 친구들끼리 더 똘똘 뭉쳐 힘을 내야 합니다. 저희는 저희의 일을 해야 하니까요.

혹시 벨기에로 대학이나 대학원 유학을 오시는 분들은 처음 주변 사람들의 자퇴를 겪으시면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그 빈자리를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잘 채우시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자퇴율이 정말 높기 때문에 초반에는 친구들에게 너무 마음을 주지 않는 것도 어찌보면 저희 나름의 생존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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